동네 친구 사귀기
애들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다.
이 동네 이사 와서 나보다 훨씬 젊은, 오지랍 넓은 여인네들(표독이 어린이집 동창생의 엄마들)이 언니,언니, 우리 같이 뭐해요~ 어디 놀러가요~ 어쩌구 하면서 달라 붙는게 넘 구찮아, 동네 친구는 절대 안 사귀어야지라고 결심하고 길에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라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기 바쁜 나인데, 같은 동에 비슷해 보이는 아줌마가 있는데 그 아줌마는 참 괜찮아 보인다.
가끔 집앞에서 만나면, 궁금한 거 서로 질문하고 그러는데, 근데 그 아줌마도 인터넷 까페에는 이런저런 얘기 많이 올려놨더만(우연히 동네 까페 글을 읽다가 그 아줌마 아뒤가 이거구나를 깨닫게 됨) 나를 우연히 만나면 극히 궁금했던 아파트에 관한 질문 같은 것만 딱 하고 인사하고 헤어지는 사람이라, 아조 더 맘에 든다. 흣흣
영어학원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토론을 자주 하라고 그러는데(맨 그런것만 하라 해서 지겨워 죽갔다) 거기 지문에 그런게 나온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거리 유지' 라고.
근데 이 동네에서 만났던 그 어린 애기 엄마들은 도통 그걸 모르는 모냥이다. 디스턴스, 디스턴스.. 디스턴스 유지하래자너
시도 때도 없이 문자 보내고 전화 하고 -_-;; 내가 언제 너네들 언니였더냐.
여튼 최근에 만난 그 우리 동네사람은 참 맘에 들던데.. 나이도 나랑 같은 거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하자는 말은 절대 절대 네버.. 입 밖으로 안 나온다.
또 어떻게 엮여서 괴롭게 될 지 모르는 이 "동네 친구"라는 세계.
앞으로도 동네친구는 안 만들 작정이다.
분명 이 동네에도 좋은, 내 구미에 맞는 사람이 분명 있겠지만서도.. 그 친구를 찾기 위해 벌이는 위험 부담이 폐쇄적인 나에게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대학때 친했던 남자애가 나보고 겁나 폐쇄적이라고 말했었다. 사실은 존나 폐쇄적이라고 말했지만 살짝 순화시켰음. -_- 문디 같은 놈, 핵심을 찌르다니)
내가 멀리까지 학원을 댕기는 이유도 바로 그거다.
동네 친구 아니고, 걍 학원친구가 좋거든.
요즘 들어 나를 좀 성가시게 했던 젊은엄마 한 사람이 하던 말 중에
"언니~ 누구누구 엄마랑 애들이랑 가끔 만나서 놀았는데, 은근히 코드가 안 맞는 건지.. 좀 그랬어요.."
-_- 코드인사, 그거 보통 어려운 일 아니라고....
나는 그 누군가의 코드에 맞는 사람인가? 항상 되물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