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여사 2012. 12. 7. 01:58
우리집 쫌팽이 양반은 술 마시고 딩가딩가 놀다가 집에 들어와선 방마다 난방 끄는게 일이다.
"내가 테레비에서 봤는데~" 로 시작하며 적정온도는 21도라는 둥 잔소리를 해대며 수족냉증에 시달리는 나를 고문한다. 
그놈의 적정온도는 매년 1도씩 내려간다


그리고 주말엔 새벽같이 일어나서 콩코로콩콩콩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발자국 소리로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는 이사도라덩컨.

전화를 받을 땐 얌생이 같은 목소리로 꼭 앞에
"음~~"을 붙이며 "음~~요버세용?"이라고 받는다.

라면을 나면이라 하고 라디오를 나디오라고 하며 롯데백화점을 놋데백화점이라고 한다.


밥상머리에 진수성찬을 차려놔도
"김 없어? 김 좀 꺼내줘~" 하며 속을 뒤집는다.


온갖 남의 살과 남의 내장탕 등 별난건 다 먹는 몬도가네 입맛을 자랑하면서도 가끔 내가 차려놓은 특별반찬에만 비위가 상한다는둥 자기는 은근히 비위가 약하다는 둥 꽥꽥거린다.


평소에 춥다 아프다는 다른 가족들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다가, 자신이 감기에라도 걸리면 하루 죙일 꼼짝도 않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몸을 보양하신다. 그리고 자신은 자연요법으로 병이 나았다며 가족들이 병원에 가는 것을 온몸으로 막고 약도 못 먹게 한다.
오죽하면 아들내미가 찍힌 상처를
치료해주는 엄마에게
"엄마는 다양한 치료 방법을 알아서 정말 좋아. 아빠는 약도 못 바르게 하고... 무조건 바람 쐬라 밴드 붙이지마라 라고만 말하지" 라며 푸념하겠나.

공부는 하지말라고 있는 것이고 예의와 법규는 지키지말라고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냥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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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여러모로 밉상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