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은 영화와 감독
바로 "시네마천국"
모두들 감명 깊었던 영화목록에 이 영화를 올림에 주저함이 없더라만,
난 이 영화가 왜 그리 싫은지..
심지어 어떤 영화평론가가 라디오에 나와서 이 영화에 대해서 "좋지 않은 영화, 심지어 나쁜 영화" 라고 얘기했을 때 (그 평론가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ㅎㅎ) 난 아주 속으로 쾌재를 불렀었더랬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하고.
왜 싫은지 상세히 설명할 순 없다.
그냥 싫다.
거기 나오는 모든 과장된 행동이 싫고,
거기 나오는 모든 과장된 감정이 싫다. 결론도 싫었고.. 전개도 싫었다.
오늘 모니카 벨루치라는 배우를 검색하다가, 그녀가 나온 "말레나" 라는 영화의 정보를 찾았는데,
그 중에 바로 시네마천국을 만든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오고 있었다. (그가 말레나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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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페 토르나토레가 몇 년 생인지 아세요? 1956년 생이랍니다. 토르나토레가 80년대에 데뷔한 중견 감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늘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가 훨씬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대표작들인 [시네마 천국]이나 [스타 메이커] 같은 영화들은 모두 1940년대 전후의 남부 이탈리아를 무대로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당연히 그가 [시네마 천국]의 토토처럼 그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믿게 됩니다.
그가 40년대 남부 이탈리아로 계속 돌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장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 속의 이탈리아에 대해 고정된 이미지들 맘 속에 간직하고 있고, 40년대의 가난한 남부 이탈리아는 그런 이미지 중 가장 인기있는 것입니다. 마이클 레드포드나 스탠리 크레이머 같은 외국인 감독들이 그들만의 '이탈리아 영화([일 포스티노], [산타 비토리아의 비밀])'를 만들 때 이 시기를 택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우린 주제페 토르나토레라는 남자의 예술가적 진실성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혹시 가난한 남부 이탈리아라는 이미지를 착취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그가 시칠리아 출신이라고 해도 40년대의 시칠리아와 그가 성장하고 살아온 시대의 시칠리아는 아주 같을 수는 없을테니까요.
출처 : http://djuna.cine21.com/movies/malen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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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 사람 어쩜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간결하게 잘 썼단 말인가.
가끔 글 잘 쓰는 사람들 참 부럽단 말야.
난 왜 내가 그 감독을 싫어라 하는 지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는데.. 이 글을 보니 뭔가 명확해 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