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여사의 수다

인격수양.

몽여사 2008. 2. 12. 18:19

인간적으로다가 덜 된 인간이 부모가 되는 것만큼 힘든 일이 있으랴.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인격적으로다가 문제가 있는 인간이다.
그런데 엄마가 되어 있으니 정말 죽을 맛이다.

애들이 나를 엄마라고 부르면 부담스럽고, 왜 쟤들이 나를 엄마라 부르나... 나는 아직까지 맘이 중학생 같은데, 쟤들이 내 자식이란 말인가 싶다. 나도 너네처럼 가방 메고 학교나 댕기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쟤들이 자꾸 나를 엄마라 부르네.
이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요즘 몽치가 어린이집 숙제에, 영어학원 숙제에 한자 숙제에 엄청난 숙제에 파묻혀서 맨날 엄마에게 구박 당하고 있다. 오늘도 숙제 안 하고 공부 열심히 안 하고 영어학원 가서는 빵점을 척하니 맞고 와서는 엄마에게 혼났다.
나도 어릴 때 숙제 무쟈게 하기 싫어해서 엄마한테 맨날 야단 맞고 집에서도 쫓겨나고 그랬다.
물론 학교에 갈 때는 밤을 새서라도 해서 완벽하게 해 갔지만, 집에서는 완전히 문제아였다.
그런데 내가 그 시절을 기억 못하고 몽치를 마구 구박하며, 이렇게 미친 엄마처럼 굴고 있는 것이다.

숙제나 공부 같은 거 안 하고 그림이나 그리고 싶은 몽치를 내가 왜 이리 구속하고 있나.
나는 왜 에디슨의 엄마가 되지 못하는 것이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