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여사의 수다

지각쟁이 2

몽여사 2008. 4. 7. 09:35
오늘도 지각쟁이 때문에 나는 열받아서 불불거리고 있다.
정확히 17분에 내려가서 빨리 나오라고 전화를 해도 그 엄마가 핸드폰도 안 받는다.
그 사이에 우리 아파트에 사는 고학년 형아들이 줄줄줄 등교하는 걸 보면서, 몽치도 은근히 그 형아들 따라가고 싶은지, 발걸음이 왔다 갔다 한다. "엄마 빨리 전화 한 번 더 해보라"는 둥 해서, 그 집에 가서 막 불렀더니, 그제사 대답하며 지금 나간단다.
21분쯤에 현관에 모습을 보인 C양, 현관앞에서도 약 2분을 꼬물락거린다.
밖에 친구가 기둘리고 있으면 좀 빨리 빨리 서둘러야 하는 거 아닌가.
현관 앞에서 소매를 접어준다 어쩐다 하며 엄마나 딸이나 똑같이 꼬물락 꼬물락.

그래서 오늘은 애들을 큰길 건네주며, C양에게 협박했다.
"너 몽치랑 가고 싶지? 혼자 가면 싫지? 그럼 내일부턴 일찍 안 나오면 아줌마가 몽치 혼자 보낸다!!" 하면서리.

C양의 엄마는 나를 보며 변명하기를,
"우리 C가 일찍 일찍 안 자요~"
흐유.. 일찍 안 자면 재워야지.
습관은 부모가 가르치기 나름인데. 정말 짜증난다.
박몽치도 학교 가기 전까진 11시까지 안 자고 버티고 놀고 그랬는데, 요즘은 딱 9시만 되면 씻고 잔다.
물론 우리가 강압적으로 그렇게 시키기도 하지만, 지 스스로도 그 쯤 되면 자는 시간인 줄 알고 있다.

습관성 지각쟁이들, 정말 내 취미에 안 맞다.


<오늘의 고민 >
L양의 증언에 의하면, C양은 학교에서도 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마구 돌아다니고 떠들어서 선생님께 자주 야단을 맞는단다. 나도 그들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 C양이 항상 한쪽켠에 서서 벌을 받고 있는 모습을 여러번 목격했었다. 다른 엄마들이 C양이 좀 산만하고 많이 떠들고 애들을 때린다고 수군거리는 것도 여러번 들었다.

부모가 아이들 친구관계를 재단할 순 없지만, 나도 이럴 땐 가끔 "너 그런 애랑 놀지마"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흠... 고민이다...

그러나, 내 어릴 때를 생각하면, 나도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나 어른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던 마이너 부류의 애들이랑 매우 친하게 잘 지냈고, 집안 형편이 좀 어려운 애들일수록 더 친하게 지내며 우리집에 데려와서 밥도 먹이고 같이 놀고 그랬다. 근데 우리엄마는 한번두 누구랑 놀지 말라고 하지 않으셨다. 모두에게 친절히 잘 대해 주셨다. 나도 몽치의 바른 인성을 위해서는 참아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