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치오빠
충격의 도가니탕
몽여사
2008. 4. 16. 21:35
오늘, 몽치 학교에서 학부모참관수업이 있었다.
원래 수요일은 4교시까지만 하고 급식 먹고 바로 집에 오는 날인데, 오늘은 특별히 참관수업으로 5교시를 진행하였다.
내 처음으로 학교에 자식을 보내놓고, 부푼 가슴을 안고 기대에 넘쳐서 발걸음도 가비얍게 학교에 당도했다.
1명인가 빼고 모든 엄마들이 다 와서 아이들의 학업을 진지하게 참관하였다.
그런데....
이거 왠일이신가.
우리 아드님,
정말 어찌나 산만하신지. 1분단 맨 앞자리에 앉는 우리 아드님, 기본적으로 자세가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었다.
선생님 보랴, 친구들 반응보랴, 너무도 바쁘시고, 그러시느라 선생님 말씀을 흘려 듣기 일쑤고, 거기다가 손은 항상 요즘 한창 흔들리는 이빨을 만지느라 정신이 없고...
거기다가 아드님 바로 뒷자리엔 아드님과 제일 친한 남학생 K군이 있었는데, 그 K군은 입학하고 나서 수업첫날부터 산만하기로 유명했던 아이이고, 오늘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제일 떠들며, 수업 시간 내내 일어났다 앉았다, 자기 자리를 떠나서 어디 다른데를 가기도 하고 장난 아닐 정도로 산만함을 모든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우리 아드님, 그 친구에게 뒤질세라, 떠들며 장난치며, 뒤돌아 보며,,
그러느라 선생님으로부터 주어지는 task를 항상 제일 늦게 수행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뒤에서 지켜보자니 정말 속이 터지고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서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다.
몽치군의 뒷자리의 문제아(문제아라고 부르긴 괴롭지만.. 내가 보기에도 굉장히 심각하게 보였을 정도로 이 아이는 좀 그랬다) K군의 엄마도 머리를 지긋이 짚으면서 끝없이 한숨을 쉬며,
"저거 대체... 누구 아들이야..." 하시며 앓는 소리를 내더라.
그 K군은 수업 내내 일어났다 앉았다 괴성을 지르며, 선생님께 온갖 참견을 다 하며, 중간중간 완전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우리 엄마 어디 갔어!!!!!" 라고 몇번이나 외쳤다.
내 참...
그 K군은 그렇다치고 그 앞의 우리 아들까지 저럴 줄이야.
물론, 우리 아드님은 일어나거나 아무때나 소리를 치거나 그러진 않았다.
다만 선생님 말씀하실 때 가끔 지방방송을 내거나, 뒷자리에 앉아서 떠드는 K군을 쳐다보며 따라하거나, 재밌게 웃거나 하느라고 주어지는 과업을 굉장히 여유롭게 천천히 해서, 빨리 끝내는 아이들이 '머리손'을 하고 있을 때, 이 아드님과 그짝은 단한번도 빨리 과업을 끝내지 못해서 '머리손'을 하는 꼴을 못 보았던 것이다.
다 끝나고 교장선생님 연수도 듣고, 담임선생님께 질문하는 시간도 있고 해서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마지막에 나오기 전에, 선생님께 은근히 다가가서,
"선생님, 우리 몽치가 지각은 안 하나요?" 라고 여쭤보았다.
선생님이 빙긋이 웃으시며,
"지각은 안 해요, 그런데 몽치가 밥도 늦게 먹고, 모든 것을 조금씩 늦게 하더라구요. 생긴 거 같지 않게.."
내 그 말을 듣고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으랴. 오늘 그 현장을 여실히 목격했는데.
"니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고 황망히 그 현장을 떠나고 말았다.
집에 오는 길에 어찌나 화가 나고 괴롭던지...
그러고 와서는 친정아부지 엄마, 언니 모두에게 상담을 하고, 박서방과도 상담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방금 자기 전에 몽치한테,
"엄마가 오늘 많이 실망을 했다.
니가 너무 산만하고 모든 걸 느리게 해서, 엄마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너 왜 그러니..." 하면서,
"내일부터는 좀 잘 할 수 없겠니? 뒤에 k군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넌 무심하게 듣고 선생님 말씀이나 열심히 들어라" 했더니 그 아드님이 하시는 말씀..
"(기가 죽어서) 엄마.. 근데요.. 잘 안 고쳐지는 게 있어요. 다른 아이들이 뭐라고 뭐라고 하면 자꾸 그쪽에 신경이 쓰여요" 라고 한다.
흠.. 그래, 그랬구나. 내 이해하마.
나도 맘을 다잡고, 조용히 그리고 상냥하게,
"내일부터는 잘 하길 바랄께. 그리고 너무 많이 신경쓰지 말고, 선생님 말씀 위주로 듣는다고 너 스스로 다짐해 보아" 라고 말하며 화이팅을 외쳐주었다.
집에 와서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책 한권을 다 읽는 놈인데, 당최 왜 학교에선 그런단 말인가.
그리고 더하기 빼기도 못하고, 일단 내 보기엔 '산만 + 느림 + 학습 부진' 세가지가 총체적으로 뭉쳐진 아이였던 것이다.
뒷자리엔 최고로 산만함의 대가가 앉아 있고, 옆에는 꼼꼼하긴 하나 모든 것을 너무너무 늦게 하는 짝이 있고..
맨 앞자리에 앉아서 전체 반을 다 볼 수 없는 우리 몽치가 딱 선생님과 자기 짝과 그 뒷자리의 애한테 밖에 영향을 못 받는 이 시점에서, 또 이런 환경에서, 주위 친구들의 영향을 무조건 잘 받으시는 우리 아드님이 현재 그런 상태를 보여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스스로 고만 화를 내기로 했다.
몽치 외할머니의 말씀은, 자기 아들(나의 오빠)은 어릴 때 그 보다 더 하셨다며, 좀 지켜보라 하신다.
사실, 내가 오늘 여기 적은 것은 오늘 내가 두 눈으로 본 것의 절반 밖에 안 된다.
여러가지 할 말이 많지만,... 일단 접어두자.
그리고 이제 나도 흥분이 가라앉고, 애를 이해해 보자는 경지에 이르렀다.
오늘 진짜 많은 생각을 했다.
당분간, 이 많은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길 바라며, 내가 아들을 그만 좀 잡게 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그 난리를 치면서도, 우리 아들이 굉장히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뒷자리의 K군은 모든 것을 빨리 빨리 하면서도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재미없다 그러는 아이였고, 몽치는 뒤를 돌아보며 깔깔깔 웃으면서도, 또 선생님 말씀에 열심히 참견하며, 느리지만 따라가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선생님께서도 몽치가 느리다고 말씀하면서도 그리 심각한 투로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고, 내 스스로도 느리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 않겠나? 라고 만구 위로하고 있다.
요즘 부모들이 자기 자식을 너무 야단을 안 쳐서 애들이 더 날뛴다고 하는데, 그 정도까지만 안 되도록 잘 제어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상. 오늘의 충격의 도가니탕은 끝!
* 덧붙여, 내 눈으로 바라보기에 우리아들을 포함해 그 반의 문제아(모두 남학생)가 3명이 있었고, 한명은 맨 뒷자리의 남학생이었는데, 끊임없이 선생님에게 "뻥이야! 뻥이잖아요"를 외치는 아이였다. 선생님이 농담으로 뭔가를 얘기하고 웃음을 유도했는데, 그걸 보면서 선생님에게 "뻥이야!!!!"를 외쳐대는 것이었다.
그 외 아이들은 모두 얌전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따르고 있었다. 적어도 내 보기엔.
선생님은 그 3명의 문제아들에게 매우 관대하게..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고 계셨다.
나중에 엄마들에게 "오늘 애들이 흥분했어요" 라고 일부러 위로까지 해 주시며...
하... 오늘부로 이땅의 모든 선생님을 존경해야 할까보다.
원래 수요일은 4교시까지만 하고 급식 먹고 바로 집에 오는 날인데, 오늘은 특별히 참관수업으로 5교시를 진행하였다.
내 처음으로 학교에 자식을 보내놓고, 부푼 가슴을 안고 기대에 넘쳐서 발걸음도 가비얍게 학교에 당도했다.
1명인가 빼고 모든 엄마들이 다 와서 아이들의 학업을 진지하게 참관하였다.
그런데....
이거 왠일이신가.
우리 아드님,
정말 어찌나 산만하신지. 1분단 맨 앞자리에 앉는 우리 아드님, 기본적으로 자세가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었다.
선생님 보랴, 친구들 반응보랴, 너무도 바쁘시고, 그러시느라 선생님 말씀을 흘려 듣기 일쑤고, 거기다가 손은 항상 요즘 한창 흔들리는 이빨을 만지느라 정신이 없고...
거기다가 아드님 바로 뒷자리엔 아드님과 제일 친한 남학생 K군이 있었는데, 그 K군은 입학하고 나서 수업첫날부터 산만하기로 유명했던 아이이고, 오늘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제일 떠들며, 수업 시간 내내 일어났다 앉았다, 자기 자리를 떠나서 어디 다른데를 가기도 하고 장난 아닐 정도로 산만함을 모든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우리 아드님, 그 친구에게 뒤질세라, 떠들며 장난치며, 뒤돌아 보며,,
그러느라 선생님으로부터 주어지는 task를 항상 제일 늦게 수행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뒤에서 지켜보자니 정말 속이 터지고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서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다.
몽치군의 뒷자리의 문제아(문제아라고 부르긴 괴롭지만.. 내가 보기에도 굉장히 심각하게 보였을 정도로 이 아이는 좀 그랬다) K군의 엄마도 머리를 지긋이 짚으면서 끝없이 한숨을 쉬며,
"저거 대체... 누구 아들이야..." 하시며 앓는 소리를 내더라.
그 K군은 수업 내내 일어났다 앉았다 괴성을 지르며, 선생님께 온갖 참견을 다 하며, 중간중간 완전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우리 엄마 어디 갔어!!!!!" 라고 몇번이나 외쳤다.
내 참...
그 K군은 그렇다치고 그 앞의 우리 아들까지 저럴 줄이야.
물론, 우리 아드님은 일어나거나 아무때나 소리를 치거나 그러진 않았다.
다만 선생님 말씀하실 때 가끔 지방방송을 내거나, 뒷자리에 앉아서 떠드는 K군을 쳐다보며 따라하거나, 재밌게 웃거나 하느라고 주어지는 과업을 굉장히 여유롭게 천천히 해서, 빨리 끝내는 아이들이 '머리손'을 하고 있을 때, 이 아드님과 그짝은 단한번도 빨리 과업을 끝내지 못해서 '머리손'을 하는 꼴을 못 보았던 것이다.
다 끝나고 교장선생님 연수도 듣고, 담임선생님께 질문하는 시간도 있고 해서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마지막에 나오기 전에, 선생님께 은근히 다가가서,
"선생님, 우리 몽치가 지각은 안 하나요?" 라고 여쭤보았다.
선생님이 빙긋이 웃으시며,
"지각은 안 해요, 그런데 몽치가 밥도 늦게 먹고, 모든 것을 조금씩 늦게 하더라구요. 생긴 거 같지 않게.."
내 그 말을 듣고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으랴. 오늘 그 현장을 여실히 목격했는데.
"니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고 황망히 그 현장을 떠나고 말았다.
집에 오는 길에 어찌나 화가 나고 괴롭던지...
그러고 와서는 친정아부지 엄마, 언니 모두에게 상담을 하고, 박서방과도 상담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방금 자기 전에 몽치한테,
"엄마가 오늘 많이 실망을 했다.
니가 너무 산만하고 모든 걸 느리게 해서, 엄마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너 왜 그러니..." 하면서,
"내일부터는 좀 잘 할 수 없겠니? 뒤에 k군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넌 무심하게 듣고 선생님 말씀이나 열심히 들어라" 했더니 그 아드님이 하시는 말씀..
"(기가 죽어서) 엄마.. 근데요.. 잘 안 고쳐지는 게 있어요. 다른 아이들이 뭐라고 뭐라고 하면 자꾸 그쪽에 신경이 쓰여요" 라고 한다.
흠.. 그래, 그랬구나. 내 이해하마.
나도 맘을 다잡고, 조용히 그리고 상냥하게,
"내일부터는 잘 하길 바랄께. 그리고 너무 많이 신경쓰지 말고, 선생님 말씀 위주로 듣는다고 너 스스로 다짐해 보아" 라고 말하며 화이팅을 외쳐주었다.
집에 와서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책 한권을 다 읽는 놈인데, 당최 왜 학교에선 그런단 말인가.
그리고 더하기 빼기도 못하고, 일단 내 보기엔 '산만 + 느림 + 학습 부진' 세가지가 총체적으로 뭉쳐진 아이였던 것이다.
뒷자리엔 최고로 산만함의 대가가 앉아 있고, 옆에는 꼼꼼하긴 하나 모든 것을 너무너무 늦게 하는 짝이 있고..
맨 앞자리에 앉아서 전체 반을 다 볼 수 없는 우리 몽치가 딱 선생님과 자기 짝과 그 뒷자리의 애한테 밖에 영향을 못 받는 이 시점에서, 또 이런 환경에서, 주위 친구들의 영향을 무조건 잘 받으시는 우리 아드님이 현재 그런 상태를 보여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스스로 고만 화를 내기로 했다.
몽치 외할머니의 말씀은, 자기 아들(나의 오빠)은 어릴 때 그 보다 더 하셨다며, 좀 지켜보라 하신다.
사실, 내가 오늘 여기 적은 것은 오늘 내가 두 눈으로 본 것의 절반 밖에 안 된다.
여러가지 할 말이 많지만,... 일단 접어두자.
그리고 이제 나도 흥분이 가라앉고, 애를 이해해 보자는 경지에 이르렀다.
오늘 진짜 많은 생각을 했다.
당분간, 이 많은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길 바라며, 내가 아들을 그만 좀 잡게 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그 난리를 치면서도, 우리 아들이 굉장히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뒷자리의 K군은 모든 것을 빨리 빨리 하면서도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재미없다 그러는 아이였고, 몽치는 뒤를 돌아보며 깔깔깔 웃으면서도, 또 선생님 말씀에 열심히 참견하며, 느리지만 따라가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선생님께서도 몽치가 느리다고 말씀하면서도 그리 심각한 투로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고, 내 스스로도 느리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 않겠나? 라고 만구 위로하고 있다.
요즘 부모들이 자기 자식을 너무 야단을 안 쳐서 애들이 더 날뛴다고 하는데, 그 정도까지만 안 되도록 잘 제어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상. 오늘의 충격의 도가니탕은 끝!
* 덧붙여, 내 눈으로 바라보기에 우리아들을 포함해 그 반의 문제아(모두 남학생)가 3명이 있었고, 한명은 맨 뒷자리의 남학생이었는데, 끊임없이 선생님에게 "뻥이야! 뻥이잖아요"를 외치는 아이였다. 선생님이 농담으로 뭔가를 얘기하고 웃음을 유도했는데, 그걸 보면서 선생님에게 "뻥이야!!!!"를 외쳐대는 것이었다.
그 외 아이들은 모두 얌전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따르고 있었다. 적어도 내 보기엔.
선생님은 그 3명의 문제아들에게 매우 관대하게..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고 계셨다.
나중에 엄마들에게 "오늘 애들이 흥분했어요" 라고 일부러 위로까지 해 주시며...
하... 오늘부로 이땅의 모든 선생님을 존경해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