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여사의 수다

소통의 문제

몽여사 2008. 5. 26. 09:35

오랜만에 C양 어머니 등장이시다.
한동안 C양이 아침에 15분전까지는 곧잘 나오고(주로 우리가 일찍 나가서 2~3분을 기다리지만), 혹시 15분까지 안 나오면 몽치를 먼저 보내면서 "기다리다 먼저 갑니다" 라는 문자를 예의 바르게 보내주곤 했기 때문에 그동안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월요일 아침..
몽치네 학교에서 알뜰 장터가 열린다길래, 집에서 안 입는 옷가지와 신발 등을 싸가지고 내가 함께 학교로 배달해 줘야해서 같이 나가 C양을 기둘리고 있었다.
우리가 11분쯤에 나가서, 몽치가 가지고 온 줄넘기를 하며 C양을 기다렸는데, 15분이 되어도 안 나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C양의 엄마가 늦을 거 같으면 밖에 잠깐 나와서 "먼저 가세요~" 라고 얘길 하던지 했는데 요즘은 늦어도 그냥 아무말 없이 안 나온 적이 몇 번 있어서 나도 그러려니 하며 15분 정각이 되어서 몽치랑 함께 출발했다.
가면서 몇번 뒤를 돌아봐도 아무 기척이 없길래,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문자도 보내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열심히 몽치랑 수다를 떨며 학교로 향했다.

그로부터 3분 뒤, 18분쯤에 그 엄마 이름의 전화가 울린다.
C양 엄마 : "여보세요~ 저 C 엄만데요~~~!! 몽치 갔어요???"
나 : "네, 벌써 가고 있죠..(가고 있다고 대답한 것은, 나랑 같이 가고 있으니깐.. 그래서 난 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C양 엄마 : "아~~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난 열심히 걸어서 30분쯤에 학교 교문이 거의 보이는 곳까지 도착했다.
그런데 전화가 또 울리는 것이었다.
뜨는 이름을 보니 또 C양 엄마다.
나 : 네, 여보세요?
C양 엄마 : 아니, 몽치가 왜 못나오는 거예요?
나 : 예??? 못 나오다니요?
C양 엄마 : 아니, 아까 나온다더니 왜 아직 못 나오는거죠?
나 : (으흑... ) 아니 못 나오다니요... 벌써 학교 갔다니깐요!!!
C양 엄마 : (어리버리한 목소리로) ㅇㅔ?????????
나 : 아니, 15분까지 기다리다가 안 나오셔서 벌써 갔다니깐요..!! 언제 저희가 늦는 거 보셨어요?
C양 엄마 : 아 예...(떨떠름..) 에고 클 났따!!

어휴....
이 엄마는 왜 이리 말이 안 통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몽치는 단 한번도 약속 시간에 늦은 적이 없다.
항상 먼저 나와서 기다리는데, 왜 30분까지 우리집 앞을 서성이며, 몽치가 그때까지 안 나온다고 생각한 걸까?
그리고,
내가 초기에 뽀글짝 거리며 서로 안 맞을 때, 몇번이나 강조강조하며 한 얘기가,
10분에 나와서 15분까지 기다리다가 안 나오면 서로 전화하거나 그러지 말고 바로 출발하자고, 누누히 강조했었다.
그런데, 이 엄마는 떡하니 18분에 나와서는 우리 몽치가 안 갔을 거라고 생각하며 전화를 눌러대는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나.
모든 것이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아줌마다.

그리고 만약 혹여나.. 몽치가 늦어서 그때 나가고 있다 하더라도, 나는 "아, 지금 금방 나갈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라고 말하지, "벌써 가고 있어요" 라고 말하진 않는다.
오늘 그 "갔어요"가 아닌 "가고 있어요" 라는 말이 그 엄마를 혼란케 한 모양이지만... 여하튼 이해가 안 된다.

박서방 왈,
"말이 안 통하는 사람한테는 얘기를 할 때 또박또박 정확하게 해 줘야지~" 라고.
앞으로 그 엄마에겐 유치원생에게 말하듯이 말을 해 줘야 쓰겠다.

40분 넘어서 딸의 손을 잡고 허겁지겁 신호등 건너 오던 그 엄마의 얼굴을 생각하면, 안 된 마음 30%, 복장 터지는 맘 70% 다.
어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