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치오빠

몽치 어록

몽여사 2009. 5. 4. 19:04
2009년 5월 1일 금요일

몽치네 학교에서 어린이날 기념 소체육대회가 있어서 박서방과 표독과 다 함께 구경 갔다가 설치는 표독이만 데리고 박서방이 먼저 집으로 귀가하고 나는 몽치가 급식 먹고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함께 집으로 걸어왔다.
오는 길에 학교 앞에서 잠시 그의 여자 짝꿍과 같이 걷게 되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는데, 짝꿍은 오동통하고 귀엽고 약간 중성적으로 생긴 여자 아이였다.
근데 전에 몽치가 자기 짝꿍이 굉장히 짜증을 잘 낸다고 투덜거린 적이 있어서 그 짝꿍과 헤어지고 난 뒤에 내가 그 친구의 짜증에 대해 물으면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나 : 야, 쟤가 그 때 니가 짜증 잘 낸다고 했던 그 짝이야?
몽치 : 응 맞어 걔야. 근데.. 지내고 보니깐 맘씨는 착한 거 같아.
나 : 그래! 맞어!!! 짜증을 잘 낸다고 해서 다 못된 건 아냐. 엄마가 보기에도 아주 착하게 생겼다야. 
      사이 좋게 잘 지내라~

몽치 : 응.
나 : 엄마도 짜증 디게 많이 내잖어. 근데 엄마도 학교에선 진짜 진짜 점잖고 착한 아이였거든.
      친구들한테 절대 화도 안 내고.
몽치 : 그랬어? 엄마가?
나 : 응. 그리고 회사 댕길 때도 밖에선 착한 척 막 하고, 집에 와서 온 가족에게 짜증내고 그랬잖어.
      원래 밖에서 착한 척 하는 사람들이 그 모든 스트레스를 집에 와서 식구들한테 다 풀거든.
      그거 별로 좋지 않지. 가족들만 괴롭히고..(반성모드로)

몽치 : 그럼 밖에서 난 짜증을 집에 와서 막 냈다는 거야?
나 : 그래. 그렇다니깐...
몽치 : (순진무구한 눈으로 쳐다보며) 어떻게 그렇게 멀리까지 짜증을 가지고 올 수가 있었어??
나 : @.@ !!!!!!!!!! 와~~ 멋진 말이다!!!!

애들은 진짜 기발한 말을 참으로 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