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몽치닷컴

수다쟁이와의 이틀

몽여사 2004. 7. 6. 23:55
2004년 7월 6일 화요일

우리집 PC 하드가 왕창 나가버렸다. 그래서 그동안 저장해 뒀던 모든 데이터들이 다 날라가버렸다. --;;
그나마, 몽치 아빠께서 5월달까지 사진은 CD로 구워놔서, 다행히.. 정신적공황에 시달리진 않아도 되었다는.. 그래도 6월달 찍은 사진은 이제 영영 빠이빠이다.
다행히 엄마가 6월달에 바빠서 사진을 많이 안 찍은게.. 얼마나 잘 된 일인지... -_-

앞으론 백업 더 자주 자주 받아둬야겠다.

여하튼 어제 오늘 사진을 좀 찍긴 했으나, 현재 임시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은 너무 속도가 느려터져, 사진을 편집하고, 올리고 하기엔 역부족이라, 오늘은 그냥 글로만 일기를 대신한다.

월화 이틀 휴가 내서 몽치 외갓집에라도 내려갈까 했었는데, 그놈의 민들렌지 진달렌지 하는 태풍 때문에 발이 묶여서 못 내려가고 말았다. 정작, 태풍은 우리 나라 상륙하기 전에 소멸되었다니 울어야할지 웃어야 할지..
여하튼, 축축한 집안에서 몽치랑 띠굴띠굴 잘 놀았다.

월요일 첫날은, 어떻게라도 빨리 집을 치워놓고 나가보려 발악을 했는데, 외출하려고 생각하니 그렇게 맘이 급하고, 부담스러울 수가 없었다. 점심까지 먹고는 아주 나가지 않기로 포기하고 나니, 맘이 편안~~~ 하고, 행복해졌다. ㅋㅋ
밥 먹고 몽치랑 오래오래 목욕을 하고,(목욕하는 동안 엄마는 설겆이 하고) 낮잠도 늘어지게 자줬다.
이 얼마만의 평화란 말인가... 만약, 살림만 하면, 정말... 눈코뜰새가 없을 거 같다.
그나마 회사에서는 커피 마실 여유라도 있지.. 집에 몽치랑 둘이 있으니, 설겆이를 1분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박몽치가 불러대서..
그런데 이틀째 오늘은, 진짜 어딘가로 나가고 싶어서 둘이서 발악을 했는데, 몽치가 버스가 타고 싶단다. 버스 타려고 둘이서 차려 입고 나간 시간이 1시 채 안 되었는데, 25분동안 버스를 기다려도 도통 오지 않는 것이었다. 윽.. 새삼 이명박 서울시장이 미웠다. 토욜날 어디 결혼식에 다녀올 때도 그놈의 버스 대란 때문에 강남대로가 막혀, 택시값을 기절하게 많이 내고 왔는데.. -_-; 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군.
여하튼 버스를 기다리다가 너무 덥고, 열이 뻗쳐, 그냥 되돌아 들어오다가, (이모야를 만나기로 했는데, 결국 이모야도 못 만났다)  몽치 머리가 너무 길어 더워보여서, 집 앞 미용실에 들렀다.
단골로 머리 잘라주시는 남자 미용사가, 몽치를 보자 마자 "수다쟁이 왔어?" 라고 인사한다. 윽... 저 아저씨가.. 어찌 저리 잘 알지?
아니 어저께 잠시 들른 세탁소에서도, 몽치를 보자 마자, "쟤 엄청 시끄럽더구만요.. 하하" 하며 웃으셨는데.. 이 놈 아주 동네방네 수다로 소문이 나 버렸나보다.

이틀동안 같이 있는 동안 엄마도 사실 귀가 아플 정도였다. 어찌나 떠들고 말이 많은지.
토욜날 저녁에 외삼촌 생일이라서 모두 모여 저녁을 먹었는데, 그때도 잠시도 가만 있지 않고 떠들고 장난을 쳐대서, 엄마한테 엉덩이도 무지 맞았다.
돌아가는 길에, 외삼촌이 이모에게 걱정스럽게 말했단다. "내가 애를 낳았는데, 저렇게 몽치처럼 쉴새없이 떠들면 어떻게 키운다지?"
크크크.. 내 참.. 쟤가 누굴 닮아서 저렇게도 수다지?

여하튼 이틀 보내는 동안 새삼 육아랑 살림이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다. 늘 회사 그만 두고 싶었는데, 되려 회사가 나가고 싶었다. -_-;

지금 12시 다 된 시간인데, 10시부터 재운 놈이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잠들었다.
그래도 자는 모습은 구엽네..
허랑방탕 이틀 지나고, 내일 또 전쟁터로 나가야 한다 회사 나갈 생각하니 잠이 안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