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여사의 수다

으이씨.

몽여사 2009. 12. 21. 23:13
<가족주의를 가장한 이기주의자에게>
이 박서방아.
월욜부터 술단지에 빠져 있으니 좋냐?
곧 이사도 해야 하는데, 어디로 갈 건지 도통 걱정도 고민도 없는 이 사람아........

마누라가 너무도 믿음직해서 그렇게 집 문제는 고민도 안 하는거냐?
정말 대책 없는 우리집 가장님하........................
혼자 가정적인 체 하지 말고, 당신 좋을 때만 좋은 아빠 하지 말고,
제발 마누라 고민도 좀 같이 나누고 그래 보면 안 되겠뉘??????????
얼마나 혼자 행복하신지.
진짜 답 안 나온다.

집에 쌀이 있는지 돈은 있는지, 애들 학교는 댕기는지
당췌 한 번 물어본 적이 없는 인간하.............
내가 회사 댕길 때나 집에 있을 때나 어찌 그리 쭉 일관적으로다가 집안 살림에는 관심이 없으신거냐.
정말 신비할 따름이다.

그러고선 시댁에 뭔 일 있음 쪼르르 마누라 이것저것 시키기 좋아하는 시킴증후군 환자.
댁이 아무리 이 마누라를 악의 화신이라고 불러도,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참 착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아들>
오늘 내가 오전에 병원 댕겨오는데, 우리 동네 L양 엄마가 다급하게 핸폰을 때리셨다.
그 어머님 하시는 말쌈이,
지금 방금 우리 아들을 학교 앞에서 목격했는데,
잠바 앞을 다 헤쳐풀고(얘는 잠바 지퍼 하나도 제 손으로 못 잠그나보다.)서는,
동네 엄마들이 제일로 싫어라 하는 우리 앞집 C양(나도 이 아이를 좋아라 하진 않지만..-죽 읽어온 사람은 이 아이가 누군지 아실거다-우리 동네 다른 아줌마들은 진짜로 얘를 너무놔 싫어라 하신다들)의 무건 짐을 우리 아들님이 대신 들어다 주고 계시다는거다.
그걸 목격하신 L양 엄마와 또 다른 J군 엄마께서 동시에 욱해가지고서는 나한테 전화를 때리신거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에도 여러번 우리 아들이 그 C양의 무건 짐을 대신 들고 가는 걸 봤다며...

그래서 난 차를 가지고 나온 김이라서, 재빨리 학교 앞으로 턴을 하여 가다 보니 둘이서 아장아장 걸어가는게 보여, 따라 잡아서 그들을 태웠다.
태우면서 우아하게 한마디 물어줬다.
"아들아, 너 그 손에 든 무건 짐은 뭐니?"
그랬더니 울아들에 앞서 그 C양이 나서며
"제 짐이예요. 근데 제가 드니깐 무거웠는데, 쟤-울아드님-는 안 무겁다네요?" 라고 말한다.
착하신 우리 아드님
"응, 난 별로 안 무겁더라구. 그래서 내가 대신 들어다 주고 있었어"
라며 순수청년 그대로의 말투로 말하는데 아놔 내가 그기다 대고 뭐라냐고~~~
그래서 우리 오지라퍼 아드님에게 다시 한 번 우아하게...
"엄훠나~~~~ 그랬구나~~~~~~~~~~~~ .. 그래그래.. 친구가 힘 들 때는 도와줘야징~~~" 하면서 가식을 떨어줬다.
우리 아들 슬그머니 나를 흘겨보며
'저 엄마 또 뭐래?' 라는 표정이었삼.

나중에 오늘의 목격자인 엄마 한 분과 다시 만났는데, 그 엄마가 기가 찬 듯이.. C양 왜 그러냐며.. 한마디 덧붙이시더라.
C양이 그렇던 어떻든 들어주는 오지라퍼 아들이 행복하다는데 어쩔겨?
그러고 나선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자기 몸이 힘들다는 둥.. 난리신 아드님.
그 몸이 왜 힘들겠뉘?
이 오지라퍼야~~~!!!

혼자 독야청청 매일 매일 酒님과 함께 하시며 마누라 등치시는 늬 아버님을 반만 닮지 그랬뉘?



<주말 사건 사고>
일욜날 가족주의들과 함께 점심 외식 나갔는데, 저번주에 내내 酒님을 영접하신 박서방님은 고기를 궈대는데도 속이 안 좋으신지 술을 안 드신다 하여 내가 쐬주 1병이를 시켜서 먹었는데..(물론 다 안 먹었다.) 약간 알딸딸하며 기분이 좋길래, 오는 길에 동네 수퍼에서 마주앙이를 한 뱅이 사가지구 집에 와서 먹을라고 하는디..
내가 그 와인 뱅이를 잘 못 따가지구서리 식탁 위에 와인 뱅이가 딱 쓰러졌는데, 식탁 유리가 와그장창 깨져버린거라...
이거 마치 내가 술이 취해서 주정이라도 하다가 사고친 거 같잖아.
으흑흑흑.. 난 뭐 되는 일이 없삼. 그래가지구 그 아까븐 유리를 2천원이나 더 주고 경비실 앞에 버리고 왔다.
물론, 착한 척 하는 박서방이 이런 멘트를 날려주심.
"난 이런 거 가지고 화 안 내"
그래서? 뭐 어쩌라구? 흥!!! 왕가식!!

그기다가 두번째로 안주 삼아 먹으려고 가져오던 쥐포가 락앤락 글라스에 담겨 있었는데, 그게 또 손에서 와그장창 미끌어져가지구 또 바닥에서 와그작 깨진거라.
연속으로 유리 박살 사태를 맞이한거였지. 그것두 둘 다 내가 저지른 짓.
으흑흑흑.. 난 술 안 취했다고..
1년에 한 서너번 집에서 술마시는 내게 왜 이런 가혹한 처사를 내리시냐구횻!!!!
1년에 백번 넘게 술 마시고 오는 박서방이는 가만 내비두고.. 왜 내게만..!!!!
난 낮술 먹어도 절대 안 취했다고호호호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