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몽치닷컴

우리집 수다쟁이

몽여사 2004. 12. 20. 16:30

그동안 또 며칠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엄마가 게을러 자꾸 미뤄지고 있네요.

얼마전엔 연말 특집으로다가 어린이집에서 부모님을 초청해서 발표회를 했답니다요. 우리 몽치가 어찌나 구여웠던지, 아주 자지러질 뻔 했는데, 조만간 그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동영상은 큰 캠코더로 찍어서 올려질 지는 모르겠지만서두...

몽치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약간 기분 UP! 되어서 항상 오버 자세를 취하고 있지요. 변비는 완전히 극복한 상태라 하루에 한 번, 또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딱딱하지 않은, 말랑말랑한 응가를 배출하고 있습지요. 하지만.. 여전히 가리진 못합니다. -_-;
몽치의 표정변화를 잽싸게 읽은 엄마나 아빠가 신속하게 변기를 조달하여, 그 위에 앉히면, 조금 후에 "엄마~~~ 응가 큰~~~~~ 거 했어!!!" 라고 외치져.. 그나마도 얼마나 다행인지.

수다는 여전합니다. 몽치군이 조용할 때는 잠잘때와, 응가하느라 힘줄때, 그리고 퍼즐 맞추느라 심취해 있을때 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뭐 그 외에는 항상 종알종알거리고 있지여. 남자애가 저렇게 종알거리는 경우도 있을까 싶습니다.
그저께 토욜날 새벽같이 일어나서 동네에 새로 생긴 찜질방에 갔었는데, 몽치가 어찌나 떠들어댔던지, 단잠에 취해 있던 찜질방 고객들이 하나 둘 씩 눈을 비비고 깨어나고, 밥집 아줌마가 우리를 쫓아낼 듯이 으르렁거리는 눈빛으로 째려봤답니다. -_-;;;
항상 몽치의 입을 틀어막을 수 밖에 없는 이 엄마의 비애를 몽치는 알아줄까요.

어젠 영화관에 가서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봤는데, 또 몽치가 떠들까봐, 영화관 가는 차 안에서 계속 미리 겁을 주었지요.
"몽치야.. 너 영화관에서 떠들면, 삐뽀삐뽀 아저씨가 와서는 너를 쫓아낼 지도 몰라.. 그니까 조용히 해야 해~"
그 말을 열두번도 더 했습니다. 새끼 손가락 고리 걸어서 꼭~꼭 약속도 했지요. 진짜 그 말이 효험이 있었던지, 영화관에서 몽치가 무지 조용했답니다. 엄마가 은근히, 우리 몽치 진짜 조용하네~ 라고 말했떠니, 아주 근엄하게 눈을 내리깔면서 "엄마, 떠들면 삐뽀아저씨가 엄마 잡아가~" 라고 저에게 오히려 주의를 주더군요. -_-;
쟤가 머리가 좋긴 좋은가봅니다. 으히히히힛..

여하튼, 1시간 남짓 조용하더니, 그 이후엔 또 영화 그만 보겠다고 떠들어댔습니다.
다행히 자리를 떠나서 돌아다니면서 보게 해서 다 보기는 했지만서두요.

밤에 잠자기 전에, 엄마랑 공룡인형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데, 엄마가 공룡이 되어서 몽치랑 대화를 하는 놀이죠.
몽치는 공룡을 보며 마치 친구에게 말하는 양 수다를 떨어댑니다.

공룡 : 몽치야, 잼난 얘기 좀 해 주어..
몽치 : 그래? 알았쪄. 내가 잼난 얘기 해주께.. 옛날 옛날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외삼촌와("과"라는 조사를 알고 있찌만, 이렇게 연속으로 줄줄 읊어댈때는 헷갈리나 봅니다.) 외숙모와 이모와 아빠와 엄마가 살고 있었어요~
공룡 : 와앗.. 그래서? 그래서 어케 됐어?
몽치 : 으응.. 그래서, 어느날 외할아버지 댁에 불이 났어요..
공룡 : 헉..
몽치 : 근데 그때, 코끼리가 나타나서, 긴 코로 물을 뿌려서, 불을 껐대요~
공룡 : 헉.. 야... 대단하다~~~ 잼나다~~~         근데, 몽치야, 외할아버지 댁에 불은 안 났으면 좋겠따
몽치 : 응, 걱정마, 코끼리 아저씨가 꺼줄거야.

ㅋㅋㅋ 이런 대화를 하다가 공룡이 졸리다고 하면, 이불을 덮어주며, "엄마가 섬그늘에~~~"를 불러주며 자장자장을 해줍니다. 몽치가.
귀엽죠?


꿍실이 몽치 대단하네.. 영화도 끝까지보고 엄마말도 자~알 듣고!!! 박수~~~(태환! 배워라 임마!!!)  2004.12.21 03:47
몽치엄마 1시간 정도만 제대로 봤다니깐.. 그 뒤부터는, 좌석을 떠나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봤슴.  2004.12.21 08:56
narama 나도 저번주에 애들 데리고 가서 인크레더블 봤는데.. 재밌죠? 울 한비는 먹을 것만 주면 조용합니다. 중간에 두번 화장실에 다녀오긴 했지만, 몽치 메리 크리스마스!  2004.12.23 15:58
몽치엄마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2004.12.24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