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밤을 꼴딱 새며 토지를 다시 읽고, 방금 넷플릭스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자기 콘서트에서 the way we were 를 부르는걸 들으니(할매가 어찌 저 나이에도 노래를 잘 부르는지) 눈물이 날라 그러네.
나 올해로 오십줄에 들어섰다.
아직도 내 마음은 뒷방에 드러눠서 군고구마 먹으며 토지를 읽던 그 중2 같은데, 언제 이리 나이를 먹었단 말인가... 약간 슬프다
방학이라 꿀꿀거리며 잠만 자고 한껏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 몽치와 표독이 때문에 책 좀 읽으라 잔소릴 하다가 내가 모범을 보여야지 싶어서 괜스레 토지를 꺼내서 읽다가 지금 사흘밤을 새면서 독서 중이다. 이노무 토지.
삼대구년만에 종이책을 꺼내서 읽었는데 어찌 이리 재밌는지..... 울며 웃으며 읽는데 맘이 울적하다.
이제는 뒷편이 나올 수 없는 책이라 그런가...
중2때부터 읽기 시작한 토지. 내 대학 때 완결이 되었던가.
그때 5부가 막 출판될 때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집에 오다가 너무 재밌어서 차마 끊을 수가 없어서 길을 걸으면서도 읽었던 생각이 난다.
베개 위에 올려 놓고, 돋보기 쓰고 독서하시던 외할매 생각도 나고. 우리 외할매는 토지 완결을 못 보고 돌아가싰구나...
그런데 지금 집에 토지 몇권이 비어서 찾아보다가 보니 (지금 집에 있는 책들은 박서방이 총각 때 사 놓은 책인 모냥이다) 최근 출판사는 왜 토지를 작가가 나눠놓은대로 안 나누고 20권짜리를 만든겨??? 원래 16권짜리로 나왔었는데. 짜증남.
몇번이나 판권이 옮겨져서 너무 여러 출판사를 거치다 보니 제대로 정돈된 느낌이 안 드는구나.
옛날 집에 있던 세로쓰기 2단으로 나온 삼성출판사 초판본이 제일 읽기 좋다고 언니가 말해서 뒤지다 보니 헌책방을 하나 알아냈다. 그건 9권까진가 나온거 같은데. 4,5부 비어 있는 부분을 맞추려니 그건 또 다른 출판사다. 에잉.
오늘은 먼저 하늘 나라로 간 후배 연주가 생각 났다.
대학 시절 내내 가장 친했던 후배이고 영화 감상의 동지였던 아이. 나의 모든 문화 생활 향유에 동반자였던 친구.
왜 그렇게 갑자기 갔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