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책을 사 놓기를 잘했다.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거나, 아니면 드립다 좋아하는 것 다 힘들다.

가끔은 내가 결혼을 한, 그리고 애가 둘이나 있는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여자라는 것을 잊고 싶다.

책이나 줄창 읽으며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을 때가 제일 좋다.
현실도피책인 셈이다.

하지만 또 저녁도 차려야 하고, 애들도 다그쳐야 한다.
우는 애 달래줘야 하고, 난리 치는 애들 잠재우기도 해야 한다.

아휴.. 오늘도 어떻게 어떻게 저녁을 먹긴 먹었다.
이제 두어시간을 또 씨름을 하다가 재워야지.
그러고 나서 내 시간을 가져야지.. 라곤 생각해도 애들 재우다가 나도 잠들어 버린다.

내가 잠든 동안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러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