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일
감독 : 류승완
출연배우 :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이경영, 최무성, 곽도원,...
2013년 1월 30일 개봉
근 1년 동안 소문으로만 들으며 개봉하기를 고대해 오던 <베를린>
드디어 몽치 개학하자마자 조조로 달려가 보고야 말았다.
일부러 산뜻하게 보기 위해서 어떠한 리뷰도 스포도 보지 않고 갔는데,
거짓말 안 하고, 영화 시작 한 한시간까지도 아니, 저 배우도 나와? 응? 너두 나오니? 이럼서 혼자 깨방정 호들갑 떠느라 영화 앞부분을 어영부영 놓치기도..
ㅠㅜ
아.. 여긴 내가 싫어라 하는 배우 하나도 안 나온다.
아니아니, 좋아하는 배우만 나온다!! 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지.
그래서 더 좋다.
류승완 감독은 대체 저런 배우들 어드렇게 다 캐스팅했단 말입니까..!!!!!!!!! 그것 하나만으로도 존경스럽다.
이 영화는 첩보액션 영화이다.
분단된 국가에 사는 우리가 제일 잘 써먹을 수 있는 남북한 대립의 첩보물.
거기다가 이슬람 아랍 러시아권까지 끌고 와서 나름 복잡하고 장대한 스케일.
첨에는 막 뭔가 어렵고 꼬인 느낌적 느낌이 있는데 걍 보다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
근데 이런 첩보액션물은 자칫하면 헐리우드 영화 베껴먹은 느낌 팍팍 나기 마련인데,
뭐 스토리나 장면 장면은 그런 영화들 냄새 많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더라만(특히 본~ 어쩌구 시리즈),
내 관점상으로는 그렇다 할 지라도 결국은 우리 냄새가 나면서도 독창적으로 보이는 액션영화라 좋았다.
일부러 세련된 체 하지 않고, 거기다 유치하지도 않고.
거기다 말도 안 되는 대사 많지 않아서 좋고.
한국 영화 보다 보면 그 정말 꼴같지도 않은 판에 박힌 대사의 나열들.. 으으윽..
심지어 액션장면은 지금까지 어느 영화에서도 느껴보지 못하는 심장 쪼그라드는 쫄깃한 장면을 선사하셨다.
아후.. 나 액션 영화 안 좋아라 하는데..
이 영화는 몇 장면 실눈을 뜨고 보긴 했어도, 정말 잘 찍었다는 생각이..
영화 본 뒤 인터넷에서 찾아본 타감독들의 칭찬 열전 중에서, 봉준호 감독이 "아시아 최고의 액션 감독 류승완 감독" 이라고 칭찬하는 거에 나도 백프로 동감.
사람이 뭔가를 저렇게 하나 미친 듯이 파고 들면 결국엔 정점을 찍게 되는구나 싶더라.
여튼 류승완 감독 존경스러움.
배우들의 면면은 내가 여기서 말하면 입만 아프다.
걍 다 쩐다. 하나도 밉상스런 배우가 없으니..(류승범은 역할은 밉상스럽지만, 아후 그 연기... 그 양아치 같고 밉살맞은 연기를 과연 누가 따라하리..)
다만,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한석규 옵은,
진짜 연기 잘 하고 그 역할에 딱 맞긴 하는데...
그런데도 계속 뭔가 최근 작품에서 비슷한 캐릭터만 맡아서 하고 있는 찝찝한 느낌이 들어서 약간 거시기했다.
아니 그게 한석규 스타일인지 내 잘 알고 있긴 하지만..
그런데도 좀 안타까운 그런 게 있다.
뭔가 너무 안전한 캐스팅?
끝까지 야비하지 못한 한석규 스타일. 뭐 그런거... 아하하하하하..
그래도 그 역할을 한석규 아닌 그 누가 또 하리.. ㅠㅜ
여튼, 마지막 타이틀 올라가는 그 순간에
이 영화 세번쯤 더 영화관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큰 스크린에서 마구 누릴 수 있는 행복감. 그리고 그 숨막히는 액션!!!!! 크흙..
뭐 그런 행복감이 모처럼 마구마구 밀려온다.
* 오래 전, 표독이 낳기 전에, 아들 하나 더 낳아서 류승완 승범 형제처럼 키우고 싶다고 말한 적 있었는데.. 정말 저 형제 진심으로 부럽네.
저런 형의 영화를 또 찰떡같이 알아 듣고 연기하는 동생이 있다이.. 부럽다 진짜.
* 류승완 감독의 인터뷰 중에, 영화 기획이 거의 다 된 단계에서 갑자기 북한의 김정일이 사망해서, 제작진 모두가 멘붕에 빠져버린 일화가 있다 했다.
으하하하하.... 진짜 괴로왔겠다. 이 영화가 바로 현재진행형 역사를 다룬 영화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더욱 더 찰지다!
* 오늘 영화 보고 약간 흥분해서 트윗에도 마구 써갈기고 여기도 잊기 전에 써야지 하고 혼자 난리 쌩쑈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