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으로 몽치네 학교에 급식도우미를 하러 갔다.
이미 구청에서 모집한 할아버지 할머니 도우미분들이 각반에 두분씩 할당 되어 있어서, 그렇게 손이 모자라 보이진 않았다.
원래 내 성질대로라면, 절대 안 가도 되는 시츄에이션인 것이지....
그런데도 굳이 엄마들 한 명씩 오게 시간표를 짜놨으니 어쩌겄냐... 다 가는데 나만 안 갈 수도 없고.

그래서 가서 밥퍼주고 국퍼주고, 같이 앉아서 밥도 먹고 하니, 나름 애들 하는 짓도 구경할 수도 있고 해서 재미는 있었다. 우홧홧홧...
몽치는 어찌나 장난을 치는지, 밥도 늦게 먹는 축에 속했다.
의젓하게 앉아서 반찬도 더 달라 하고, 무슨 반찬이냐 물어가면서 잘 먹는 애들두 많더라.

급식 도우미를 끝내고 나니 모두들 우왕좌왕하고 있길래(방과후 하는 애들, 바로 가는 애들이 섞여서 하교지도가 잘 안 되고 있는 듯 했다.), 새로 시작한느 방과후스쿨 반을 모른다는 몽치를 급하게 그 반까지 데려다 주고 오니, 이미 엄마들이 와서 대청소를 시작했더라. 나는 어제가 대청소가 아니라 담주 당번인데도 불구하고, 급식당번하고 나서 바로 도망갈 수가 없어서, 청소까지 같이 했다. 청소하고 나니 또 환경미화하는 걸 살짝 도와야 할 일이 생겨서 그것까지 돕고 나니 1시 50분이 넘었더라.
집에서도 안 하는 청소니 뭐니를 하고 나니 완전 삭신이 쑤신다.

모처럼 엄마가 학교에 왔는데, 혼자 또 오라고 하기가 측은해서리, 2시 30분에 끝나는 방과후까지 기둘려서 애를 같이 데리고 집으로 왔다. 집으로 오면서 과자도 한봉다리 사주고. 아주 좋아라 한다.
아직 애다 애.

근데 진짜 가 보니깐 급식 도우미 하시는 할머니들께서, 굳이 엄마가 올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내 생각도 그랬다. 애들도 아주 애기들이 아니라서 지 할 일은 시키면 곧잘 하더만..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니, 4학년 학부모도 한달에 한번 대청소라고 와서 청소를 하더라.
언제까지 애들을 저렇게 도와줘야 하는 건지, 좀 한심했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들 자립심을 길러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나.

여하튼 뭐 그랬다.
오랜만에 운동장에 앉아서 체육하는 애들 구경하며 목련꽃을 보고 있자니, 기분은 괜찮았다 ㅎㅎㅎ

Posted by 몽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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