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B가 당선된 후로는 뉴스 보기도 돌같이 하며, 세상을 등지고 있는데,
박서방이가 오늘 저녁쯤에 촛불집회에 나도 한 번 나가볼까~ 하는 얘길 듣고 잠시 시국을 생각해 보았다.
테레비 뉴스는 안 보더라도 인터넷과 신문은 맨날 보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녁마다 집회를 하고 있으며, 또 얼마나 흥분하고 분노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이 "우리도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내게 말들을 하기도 하고.

그런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 옛날에 데모 많이 했어. 이제는 안 그랬던 사람이 나를 위해서 좀 해 줘야 할 때라고 봐"
이 말을 듣던 박서방은,
"누굴 위해서 해 주는게 어딨냐. 그냥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라고 핀잔을 준다.
그래, 난 지금 하기 싫다.
난 2MB가 대통령 되는게 죽기보다 싫었고, 그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일들은 허다하게 일어날 거라고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새삼 놀랍지도 않다.
혹시 그를 뽑고 나서 이제와 분노하며 매일매일 촛불 들고 괴로와 하는 자들은 없는가?? 하면서리 심드렁하게 살고 있던 참이다.

하지만, 며칠 전 한겨레 신문에 난 뉴스를 보고선 참 그는 끔찍하게도 웃긴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뼈저리게 실감하는 중이다.
(참고뉴스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290322.html
[단독] “미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 뜻 있었다”
미 축산협회장, 쇠고기 협상 뒷얘기 밝혀
“한국서 큰 승리…이 대통령 매우 신뢰”
‘독소 조항’ 막아낼 수도 있었음을 시사)

사람이.. 어째 저럴 수 있을까.
가벼워도 저렇게 가벼울 수 있을까.
생각이 없어도 저렇게 없을 수 있을까..
비참하다 못해 코믹하기까지 하고만.

여하튼동..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해고 되고, 당장 일자리 없어 괴로와하고, 철거반 구사대들한테 깔아뭉개지고 그런건 별 관심 없다 해도, 내 밥상에 올라오는 쇠고기에 대해서는 무쟈게 관심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잘 느꼈고, (뭐 나도 그럴 때 많으니깐) 그나마 이런 일로라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나부터 떨쳐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다행이라고나 할까. 부디, 다음번 대통령은 잘 뽑을 수 있기를 바래...

오늘 저녁에 집회에 나갈 지도 모르는 박서방에게 너무 평화롭게만 하지 말고, 꽃병이라도 하나 만들어 나가라 라고 농담처럼 얘기했다.
나 비폭력 무저항 이런거 옛날부터 싫어했다. 요즘 애들은 뭐 경찰들에게 막히면 텔미춤을 춘다고는 하더라만..
시위가 이제는 축제 문화와 비슷해지나보다. 마치 월드컵을 즐기듯이 즐기러 나오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그나저나..이 글 쓰고 얼마 후, 경찰에서 은근 조사 나오는 거 아닌가 몰겄네?
그럼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내가 주동자요!!" 라고 소리쳐야 하는거야???



Posted by 몽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