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릴 때 엄마는 소년 동아일보를 구독해 주셨다.
대학생 이후부터는 한겨레신문을 보기 시작했고,
결혼해서도 박서방이 한겨레를 꼭 구독해야 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8년째 구독 중이시다.
초기에 우리 동네에는 한겨레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 좀 늘지 않았을까? 우리 앞집 아저씬 젊을 때 한겨레 신문사 다녔다고 말을 했다는데 지금은 좆선일보 보신다고 박서방이 눈흘겼다.
박서방은 가끔 길에서 조중동이 자전거를 주면서 신문구독을 유혹하는 걸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오른다며 자전거를 불질러 버리네 어쩌느네 광분한다.
가끔, 낮에 애기를 코 재우고 있는데, 딩동! 하며 벨을 누르는 조선일보 판매자들은 나도 그냥 확 입을 찢어주고 싶으니깐 뭐.
각설하고, 요즘은 매경까지 구독을 하게 되어 우리집엔 신문을 두개를 본다. 새벽 5시에 기상하시는 박서방은 그 신문 두개를 매우매우 정독하신다. 그 신문들은 표독양의 매우 좋은 장난감이 되어서 아버님께서 보시기도 전에 좍좍 찢어버리거나, 맛있게 얌얌 드시거나 하신다.(어릴 때부터 석유를 섭취하고 계신거지)
나는 인터넷이 생긴 뒤로는 페이퍼로 된 신문은 열심히 잘 안 읽었다. 대충 뉴스거리들은 포탈 메인 화면에 다 뜨기 땜시 굳이 그걸 신문을 뒤적거리며 읽을 필요가 없다 생각했거든. 시간도 없었고.
근데 요즘은 아침에 화장실 가서 볼 일 볼 때 꼭 신문을 가져가서 보는데, 그 2~3분 동안 신문을 대충 뒤적거리며 한 두개 기사라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확실히.. 인터넷으로 선별해서 올려주는 선정적인 기사만 대충 클릭해서 보는 것과 이렇게 여유롭게 화장실에서 이것저것 장을 넘겨가며 다양한 뉴스거리를 활자체로 읽는 재미는 비할 바가 아닌 거 같다.
신문 보기.. 백수가 되어서 생긴 좋은 습관이다.
그리고 삼겹살을 궈 먹거나, 명절날 전 부칠 때도 신문은 꼭 있어야 한다.
신문 구독, 많이 하자.
기왕이면, 제대로 된 신문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