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베일> - 세계문학전집 137 | 원제 The Painted Veil (1925)
서머셋 모옴 (지은이), 황소연 (옮긴이) | 민음사



핏츠제랄드 단편선을 사면서 곁다리로 산 책.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난 왜 이제까지 모옴의 책을 안 읽었던가! (니가 뭔들 읽었겠냐먀는.. 달과 6펜스도 아직 안 읽었다는 -_-;;)

모옴이 젊은 시절 읽었던,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쓴 책이며, 그의 많은 글들 중에서 인물보다는 이야기를 소설의 출발점으로 삼아 쓴 유일한 소설이란다. (저자의 말에서 인용된 신곡의 한부분을 보면,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죽은 건 개였어"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문구였다.

주인공 키티는 지가 저지른 불륜이라는 죄를 '콜레라'가 등천하는 중국의 오지에 끌려가(남편 월터가 내린 죄값) 자연과 다양한 인간의 삶으로부터 깨치고 배우며 스스로 그 죄를 사한다.
이건 마치 "밀양"에서 아이를 유괴해 놓고선 하나님에게 그 죄를 용서 받았다고 하던 그 유괴범과도 같은 뻔뻔한 시츄에이션 아닌가..!!!
절대로 그녀를 용서 못하고 그녀를 사랑했다는 자신도 용서 못하며, 상처와 고독 속으로 사라져간 그녀의 남편 월터.
잠시의 화해모드도 없이 그를 죽게한 모옴의 속셈이 얄궂게까지 느껴졌지만, 그래서 키티라는 여자도 결국 제 정신을 차린게 아니겠나.(자기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제정신을 못 차렸던 그녀지만.)

어쨌든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였음.
서머셋 모옴은 제대로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느낌임. 다른 책도 읽어봐야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페인티드 베일> 이라는 영화도 함께 봐 줬는데,
영화는 소설에서 아주 주요하게 서술된 부분을 너무 생략해 버리고, 쓸 데 없는 건 또 담았더라.
원래 영화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소설의 묘미를 제대로 못 살린 영화였다.

소설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지.




Posted by 몽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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