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 아드님이 다른 엄마들을 여기저기 헤매이게 한 모냥이다.
오늘은 영어 하기 전에 두 엄마가 다 애들을 데리러 갔는데, 둘 다 길이 엇갈려, B양 하나만 픽업하고 집에 오니깐 L양과 몽치가 둘이서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오더랜다.
왜 후문에서 만나기로 해놓고선 안 기다렸냐 했더니, "B양 엄마가 없던데?" 하면서 몽치군이 길을 안다며 그냥 가자고 했나보다. 그래서 내가 그동안 알려줬던 후문으로 가는 길로 걸어가서 아주 멀리 멀리 돌아서 L양의 집까지 둘이 손잡고 당도했더란다.

어찌 그길로 왔냐고 엄마들이 물었더니 L양왈,
"몽치가 그 길로 가도 된대~"
그걸 듣고 있던 몽치, "야! 말하지 말래니깐!!" 이라고 했다나?

아주 두 엄마가 애들을 찾느라 쌩쑈를 했나본데..

우리 아들 너무 과감하시다..
그동안 내가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다양한 루트를 알려줬더랬는데, 그걸 알려줘서 그런지 애가 너무도 용감하게 지 맘대로 기둘리지도 않고 온 것이지.
용감한 건 칭찬해 주겠는데, 왜 기다리라는 엄마들 말을 안 듣고 그렇게 무대뽀로 행동하시는지..
내가 다른 엄마들 앞에서 얼굴을 못 들겠다 -_-;;;

오늘 혹시 잊어먹을까봐 손바닥에다 "L양과 손잡고 후문으로" 라고 적어줬었는데,
"L양과 손잡고 후문에서 B양 엄마 기다리기" 라고 지령을 적어줬어야 하나보다.

이걸 듣고 있던 느긋한 박서방,
"아니, 심플한 문제를 가지고 왜 엄마들이 나서서 데리고 온다고 해서 더 복잡하게 만드냐고~~~ 애들의 눈높이는 저만치 위인데, 엄마들이 애들을 자꾸 자기 틀에 맞추려니깐 그러지. 그러고 또 데리러 간다고 해 놓고선 두 엄마들이 왜 다들 늦게 갔냐고~~" 하면서 그 엄마들 탓만 하신다.

아니, 엄마들이 좀 극성이긴 하지만,
그래도 길을 몰라서 데리러 가나? 세상이 하수상하니 열일 제쳐놓고 데리러 가는거지.
나도 몽치가 딸이었더라면 더 할 지도 모른다.

여하튼, 울아들 땜시 다른 엄마들 완전 고생이다.
Posted by 몽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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