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놈...

몽치오빠 2009. 6. 9. 08:10
그동안 우리 몽치가 너무 잘 울고, 애들이 자기를 괴롭힌다고 일러바치길래, 쟤가 왕딴가 걱정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는 아침 먹고 세수하더니 7시 50분에 학교를 가겠다 그런다. (근데 그 때 이미 시간이 50분을 넘어서고 있었음.)
넌 보통 8시 10분에 나가는데 왜 이리 일찍 간다고 하느냐 했더니, 자기가 한달 동안 복도 청소담당인데(한달씩 바꿔가면서 급식 식판 당번, 복도 청소, 교실 정리 등등을 나눠서 한다) 늦게 가는 바람에 친구 혼자 하고 자기는 못할 때가 몇번 있었다면서 오늘은 일찍 가서 청소한단다.
혹시 선생님께 야단 맞았냐니깐 그런거 아니란다.
같이 청소하는 친구가 불평했냐니깐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가 일찍 가서 청소하겠단다.
자기는 집이 좀 멀어서 너보다 늦게 오는 거라고 친구한테도 말해 뒀단다.(우리집에선 애들 걸음으로 학교까지 20분이 넘는다) 하지만 일찍 가서 청소하고 싶단다.
착한 것..

근데 애가 너무 맘이 약해서 큰 일이다.
조그만 일에도 잘 울고, 남자애들이 거칠게 노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냥 놀이일 뿐인데도, 자기를 괴롭힌다 생각하는 것이다.
좀 더 강하게 커 주면 좋으련만.


※ 복도청소 끝나고 니가 직접 밀대걸레도 빨아 놓냐 했더니 당연하다며, 밀대 걸레 빨 때 더러운 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20분 동안 빨아야 한다고 한다. 청소당번으로 갔을 때 그거 나도 해 봐서 아는데 되게 힘들텐데, 조그만 것이 정성이다.
우리 아들, 화이팅이다! 한달 동안 열심히 잘 해라.
Posted by 몽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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